한국과 일본. 불행했던 역사로 인해 엄청난 시각차를 지닌 두 나라. 그래서 논란도 많고 잘못 알려졌거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너무 많다.
‘한국과 일본,왜곡과 콤플렉스의 역사’(자작나무)는 이같은 논란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규명한 책.
백제가 왜에 전달한 칠지도(七支刀)는 하사품인지 헌상품인지, 독도는 과연 한국땅으로 인정받고 있는지, 최익현은 정말 굶어 죽었는지 등 고대∼현대의 쟁점 54건을 다루고 있다.
집필에 참여한 소장학자 36명은 우선 자기중심적 국수주의나 자기비하적 패배주의를 철저히 거부한다. 칠지도는 하사품이고 독도는 우리땅이지만 일본땅으로 인정받고 있는 점, 그리고 최익현은 굶어 죽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까지.
특히 독도 관련 대목에선 우리의 감정적인 접근 방식에 대해 반성을 촉구하기도 한다. 감정적 대응을 극복하고 국제사회에서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설득논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이 책은 감춰진 역사를 들춰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옥균은 과연 친일파인가, 명성황후는 누가 시해했나, 임진왜란은 승전인가 패전인가, 왜 조선인의 코를 잘라 갔나 등등.
그러나 이 흥미는 곧바로 역사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제일 덕목. 전2권, 각 9,800원.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