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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話 문민정부 24]YS-TJ 등돌리기까지

입력 | 1998-03-08 20:37:00


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과 박태준(朴泰俊·TJ)자민련총재. 이들의 정치적 악연은 어쩌면 숙명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두 사람은 3공에서부터 6공 시절까지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서도 개인적으로는 ‘큰 정치인’과 ‘성공한 기업인’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TJ의 한 측근은 “TJ는 야당지도자인 YS에 대해 일종의 경외감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래서 YS가 5공 시절 민추협을 결성했을 때 서운하지 않게 정치자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89년 TJ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에게 이끌려 정치를 시작하면서 개인적인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노전대통령은 TJ를 집권 민정당 대표로 앉혔다.

노전대통령은 그후 3당 합당을 통해 YS와 손잡았다. TJ의 한 측근인사는 “TJ가 3당 통합 이틀 전에 청와대로 불려가 3당 통합 사실을 전해듣고 처음 한 말이 ‘나는 지금 전차에 머리를 받힌 느낌이야’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3당 통합 후 TJ는 거의 숙명적으로 반(反)YS의 길을 걸었다. 대선을 앞두고 반목이 깊어져 두사람은 제갈길로 가고 말았다.

14대 대선 전날인 92년 12월17일 YS진영은 ‘거산형(巨山兄), 최후의 일각까지 선전하십시오’로 시작되는 TJ의 사신(私信)을 공개했다.

이에 TJ는 의원직사퇴서를 제출하고 YS와 결별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역전된 현재 TJ는 YS에 대해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모르는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TJ 측근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