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말에서 8세기초에 만들어진 일본 나라(奈良)현 아스카(明日香)촌 기토라 고분에서 천체 운행선이 그려진 정교한 성수도(星宿圖)와 사신도(四神圖) 벽화가 발견됐다.
특히 벽화 발견을 계기로 일본 고고학계에서는 무덤의 주인이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인지, 일본 왕족이나 고위직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조사단이 5,6일 이틀간 초소형 카메라로 고분 내부를 촬영한 결과 15년전 1차 조사에서 발견된 현무(玄武)벽화 외에 백호(白虎)와 청룡(靑龍)벽화도 발견돼 주작(朱雀)을 제외한 사신도가 모두 확인됐다. 기토라 고분은 북쪽으로 1㎞ 떨어진 다카마쓰(高松) 고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다카마쓰 고분에서 발견된 여성을 그린 벽화는 이번 촬영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학계는 기토라 고분과 벽화가 고구려 또는 백제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고분의 ‘주인’에 대해서는 일본 왕족이나 고관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덴무(天武)왕의 아들이나 손자, 우대신이었던 아베 노미우시(阿倍御主人) 등의 무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반면 일본국립역사민속박물관 시라이시 다이이치로(白石太一郎) 부관장은 백제가 멸망할 때 일본으로 건너온 백제왕족이 고분의 주인이라고 본다. 그는 다카마쓰 고분에는 아버지가, 기토라 고분에는 아들이 묻혔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도쿄〓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