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판사-변호사 「검은 유착」]판사15명 돈수수 확인

입력 | 1998-03-09 06:58:00


판검사 금품수수비리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별범죄수사본부(본부장 정홍원·鄭烘原 3차장)는 8일 의정부지원에 근무했던 판사 15명이 구속중인 이순호(李順浩·38)변호사 등으로부터 수백만원에서 1천만원대의 돈을 받은 사실을 계좌추적을 통해 밝혀냈다.

계좌추적 결과는 대법원이 지난달 20일 자체 조사를 통해 판사 9명이 명절 인사치레로 40만∼3백만원씩을 받았다고 밝힌 것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사법 비리 논란을 더욱 뜨겁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관련 판사들을 이번주중에 소환해 조사한 뒤 법관 직무와의 관련성 등을 따져 형사처벌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15명의 판사중 지난달 20일 지방으로 자리를 옮긴 서모판사는 지난해 7월 의정부지원에 근무할 당시 서모변호사에게서 5백만원을 빌린 것외에 이변호사에게서 7백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7백만원 가운데 1백만원은 이변호사의 사건의뢰인이 법원에 냈다가 돌려받은 경매보증금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판사와 이변호사 사이에 경매와 관련된 비리가 있었는지를 수사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판사와 함께 좌천된 진모판사는 이변호사에게서 96년 8월부터 온라인으로 매달 일정액씩 ‘정기적금’식으로 약1천만원을 송금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모판사는 이변호사 등 변호사 2, 3명에게서 20여 차례에 걸쳐 5백만원 이상의 돈을 무통장입금방식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96년 9월 개업한 김모변호사가 판사 시절 이변호사에게서 변호사 개업자금으로 빌렸다고 주장한 5천여만원이 개업 후에도 수개월 동안 김변호사의 통장에 남아있었던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김변호사의 개업자금 주장이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돈의 성격을 수사중이다.

이밖에 검찰은 판사 10여명이 이변호사에게서 정기적으로 룸살롱 등에서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판사는 “어떠한 취재에도 응할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으며 오판사의 가족들은 “오판사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부정한 돈을 받은 일이 없고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김변호사는 “개업하기 10일전 1억원을 빌려 통장에 넣어 융통하고 4개월뒤 모두 갚았다”며 “변호사들이 찾아올 일도 없는 경매판사에게 이변호사가 대가를 바라고 돈을 빌려 주었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수형·신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