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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제석굿보존회 굿잔치,14일 호암아트홀서

입력 | 1998-03-10 08:12:00


‘어허, 쉬이, IMF귀신, 부정부패귀신, 호화사치귀신 온갖 잡신은 물렀거라.’ 경제한파에 주눅든 우리 민족의 기를 살리고 흐트러진 사회분위기를 바로잡는 굿판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다.

14일 오후4시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천신굿―그 조화의 멋’. 허규(연출가) 정범태(사진작가) 심우성(민속학자) 조흥윤(한양대교수) 키스턴신부(서강대교수) 등이 결성한 전통제석굿보존회의 두번째 굿잔치.

굿판을 이끌 방창환회장은 68년 황해도 전통 제석굿 명인 이춘자로부터 내림굿을 받은 강신무. 진짜 작두도 타고 신으로부터 공수도 받는다.

물과 고춧가루 소금을 담은 바가지를 돌리며 잡귀잡신을 물리치는 부정거리로 판이 열린다. 소지(燒紙)를 태워 굿당을 정화하고 나면 빨강 노랑 초록 등 문밖까지 길게 늘인 오방천을 타고 신령들이 차례로 ‘입장’한다.

최고신인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제석거리, 팔도 명산의 산신령들을 불러들이는 팔도산거리, 구천을 떠도는 조상님네들을 청하는 조상거리가 이어지며 점차 열기를 더해간다. 굿판의 절정은 장군신을 모셔 작두를 타는 작두거리. 인간문화재 박병천의 북춤이 곁들여져 흥을 돋우고 인간문화재인 김유감만신이 신장대감거리에서 동서남북과 중앙의 오방신장을 불러 한바탕 논다.

관객은 4시간 동안 내내 객석을 지킬 필요가 없다. 신명이 오르면 관객무감놀이 때 굿판에 뛰어들어 접신(接神)의 경지를 잠시 경험해 볼 수도 있다. 굿이 끝난 뒤 출출해질 손님들을 위해 주최측은 1천여명분의 떡을 준비할 계획. 02―717―6678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