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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증감원 팔은 증권사로만 굽나』 불만

입력 | 1998-03-12 19:47:00


주식투자자 김모씨는 증권감독원에 대해 울분을 느꼈다. 위탁계좌로 공모주를 사왔던 김씨는 작년 9월 모증권사 이모차장이 자신도 모르게 2천2백만원을 들여 C주식 1천주를 산 것을 알았다. 김씨는 각서를 쓴 이차장이 손해 변제를 하지 않자 증감원에 분쟁조정을 의뢰했다.

증감원은 11일 김씨의 요구액에서 3백만원을 뺀 1천6백만원을 지급하도록 조정했다. 김씨는 피해 사실을 안 날부터 조정 전까지의 이자를 빼는 이유를 증감원에 물었다. 증감원은 “억울하면 소송하라”며 “투자경험 부족을 인정해 피해액의 30%를 과실상계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으로 알라”고 답했다. 김씨는 “새 정부 들어서도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부른 원인 가운데 하나인 감독기관의 구습은 여전하다”며 혀를 찼다.

문모씨는 더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문씨는 모증권사 과장이 94년11월부터 96년6월 사이 자신의 계좌에서 K주식 8천주와 예수금 3천여만원을 마음대로 이용한 것을 알고 2천1백만원의 피해조정을 신청했다. 증감원은 작년 4월 문씨가 요구한 이자와 위자료를 공제하고 피해산정 주가를 조정신청 전날 기준으로 해 증권사에 4천2백만원을 지급토록 했다. 문씨는 “이자를 더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피해를 본 당일의 주가(1만4천1백원)가 아닌 조정 전날의 주가(8천2백50원)로 산정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투자자의 불만을 사는 조정 사례가 많은 것은 유착 인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작년 증권사 33개 중 20개사의 감사(실장)가 증감원 출신이었다.

〈김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