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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사면 이모저모]『사회일원으로 복귀 기쁘다』

입력 | 1998-03-13 18:53:00


“80년 광주항쟁 이후 18년간의 긴 여행이 비로소 끝난 느낌입니다. 방북 이후 물경 10년동안이나 한국사회와 단절돼 있었으니 우선은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방북활동으로 구속됐던 작가 황석영(黃晳暎·55)씨가 13일 특사로 석방돼 4년11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마감했다. 89년 2월 방북을 위해 집을 나선 뒤 9년여의 ‘방랑’끝에 귀가하는 셈이다.마중나온 장남 호준(26·국립국악관현악단원) 장녀 여정(23) 남매와 얼싸안으며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뒤 “2백여명의 양심수중 70명만 나왔다는 게 섭섭하다”며 “특히 수감중인 박노해 박영희 두 시인과 함께 석방의 기쁨을 나누지 못해 서글프다”고 말했다.

황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교도소에서 원고뭉치를 갖고 나온 것은 없지만 작가로서 할 얘기는 머릿속에 꽉 차 있다”며 “병원에 입원해 건강을 추스르는대로 곧 작품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공주〓정은령기자〉

○…복권된 마광수(馬光洙)前연세대교수는 “명예회복으로 받아들이겠다”며 환한 표정이었다. 소설 ‘즐거운 사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그는 “친지와 제자들로부터 축하와 함께 복직여부를 묻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며 “아직 학교로부터 아무런 언질을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88년 8월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金日成) 당시 주석을 만나고 돌아온 혐의로 89년 9월 구속됐던 서경원(徐敬元·62·13대국회의원)씨도 이날 오후 진주교도소에서 풀려났다.

서씨는 9년여 동안 수감 생활을 했으나 예의 검은 두루마기 차림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석방을 기다리던 가족과 시민단체 회원, 고향친지 등 2백여명의 환영을 받았다. 서씨는 “본인보다 더 고생하고 있는 양심수들이 많은데도 이렇게 먼저 나와 기쁘기보다는 오히려 송구스럽다”고 소감.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