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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23년만에 마이너스성장…내수 부진-부도사태 영향

입력 | 1998-03-14 20:56:00


일본 경제의 앞날에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일본의 97년도(3월 결산) 경제성장률이 23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게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기획청은 14일 “지난해 10∼12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7∼9월)에 비해 연율(年率)로 0.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97년도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려면 올 1∼3월의 성장률이 연율로 4.1%를 넘어야 하지만 현 경기에서 이는 불가능하다.

지난해 일본의 마이너스 성장은 제1차 석유위기 직후였던 74년 이래 처음 있는 일. 서방선진7개국(G7) 중에서도 유일하다.

마이너스 성장의 가장 큰 요인은 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의 위축. 작년 4월 소비세율을 3%에서 5%로 올린 여파가 컸다.

여기에 △야마이치증권 등 유수 금융기관들의 잇단 파산과 폐업 △재계를 뒤흔든 총회꾼 사건 △아시아 금융위기의 충격 △금융기관의 대출기피와 자금시장의 경색에 따른 부도기업의 속출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정부는 작년 말 2조엔 규모의 감세와 30조엔의 공공자금 투입 등 강도 높은 처방을 내놨지만 거듭된 악재 때문인지 약발은 잘 나타나지 않았다.

자민당은 98회계연도 예산안이 성립된 뒤 10조엔 규모의 종합경기대책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이 조치로 경기가 뜰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섣부른 팽창정책은 ‘재정긴축과 행정개혁’을 내세워온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의 퇴진을 압박하는 빌미가 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미국 등과의 통상마찰 파고마저 높아지고 있어 일본은 안팎 곱사등이가 되고 있다.

‘대장성 및 일본은행 스캔들’로 일본 금융권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도 일본경제에는 우울한 그림자다.

〈도쿄〓윤상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