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가을에 감을 딸 때 홍시 한두개는 까치밥이라고 남겨 놓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와 같이 생활했던 까치가 도시화 바람으로 한전의 전주에 집을 짓게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까치집으로 인해 정전사태가 나는 등 피해를 보게 돼 마침내 ‘까치와의 전쟁’이라는 신생어를 탄생시켰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무조건 전주에 있는 까치집을 강제로 철거했는데 까치집에 까치 새끼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어 환경보호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팔랑개비를 전주에 설치한다든지 까치가 싫어하는 뱀모양을 만드는 등 전주에 까치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아이디어가 속출했지만 미흡했다.
그런 와중에 한전이 전주옆에 폐전주를 설치해서 까치가 마음대로 집을 짓고 살 수 있도록 했다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경택(경기 구리시 교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