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입 부대비용’.
달러환율 상승에 이어 원자재 수입과정에 드는 각종 수수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수입물품 가격의 30%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생산업체 무역업체 할 것 없이 이대로 가면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되어 상품생산을 중단하거나 수입을 아예 포기할수 밖에 없다고 아우성이다.
얼마전 미국산 합성고무 1만달러(수입당시 약 1천6백만원·3t)어치를 수입한 중견무역업체 D사의 경우.
우선 연지급(유전스)신용장의 금리가 작년 연6∼7%에서 최근 10∼14%로 대폭 올라 4개월짜리 유전스LC를 개설하는데 드는 이자부담이 64만원선.개설수수료 통신료 등 4만원을 합해 신용장 개설에만 68만원이 들었다.
또 수입화물이 부산항에 도착해 통관료로 2만5천6백원, 입항료 항구내 이적료 컨테이너운송료 등 16만원을 냈다. 20피트 컨테이너를 사용했더니 세금 2만원이 추가됐다.
통관과정에서도 파출검사료와 취급수수료 등 기타경비 4만원 및 관세(8%)와 부가세는 각각 1백28만원과 1백72만8천원.
통관을 끝낸 후 보세장치장에 30일간 보관했더니 보관료 11만3천원, 상하차료와 보험료 2만원 등 15만3천원의 추가부담이 생겼다.
결국 D사가 합성고무 1천6백만원어치를 수입하는 데 들어간 부대비용은 모두 4백8만6천6백원. 수입물품가격의 25.5%에 달하는 액수다.
사장 김모씨는 “환율상승으로 수입원가가 두배 가까이 오른데다가 수입과정의 각종 수수료와 금리까지 덩달아 올랐다”며 “이대로 가면 수입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조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할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식품업체 A사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본 미국 등에서 밀가루를 수입하는 이 회사는 그동안 수입신용장 개설시 연7∼8%의 금리를 적용받았으나 수출업체가 신용장 개설을 해주지 않는 바람에 25%내외의 고금리를 꼬박꼬박 물고 있다.
부가세도안물고관세도2.52%로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밀가루 1억5천만원어치를 수입할 경우 이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부대비용은 수입물품가격의 18.8%인 2천8백21만원. 관세를 제외하고도 2천4백43만원의 비용을 들여야 겨우 밀가루 1억5천만원어치를 들여올수 있다.
해외시장에 상당한 수출물량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외국기업보다 20%가량의 추가부담을 안고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
그나마 대기업은 사정이 조금은 나은편. 중소업체의 경우에는 원자재 확보가 힘겹고 수입부대비용 조차 감당할 능력이 없지만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있는 처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축 원자재를 쓰면서 환율 영향을 실감하지 못했지만 이제 원자재 재고가 소진되면서 생산및 수입현장에 환율부담의 직격탄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