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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검장급 인사]「정치검사」 경종…검사장인사 예고편

입력 | 1998-03-17 07:05:00


16일 발표된 고등검사장급 인사는 ‘정권교체에 따른 검찰 개혁’을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 ‘보복 편파인사’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번 인사는 사실상의 첫 여야(與野)정권교체후 처음 이루어지는 인사여서 검찰 개혁의 폭을 가늠케 한다는 측면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아왔다.

법무부는 그러나 여당 스스로 ‘정치검사’로 분류한 일부 간부들에 대해 경종을 울리면서도 그에 따른 검찰내의 반발과 여론의 비난을 의식, 그 폭을 최대한으로 줄여 조직의 안정을 꾀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안강민(安剛民·사시8회)서울지검장의 고검장 승진 탈락. 서울지검장은 ‘검찰의 꽃’으로 불릴 만큼 핵심적인 자리다. 그는 특히 6공 정권하에서 대검 공안부장과 중수부장 등 핵심요직을 모두 거쳤다. 그의 탈락배경에 대해 일부 검찰인사들은 “검찰에 대한 과거 청산의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과거정권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당시 야당에 적대적이었던 검사들에 대한 정리의 의미가 있다는 것.

법무부는 안지검장을 탈락시키는 대신 그와 고교(경기고) 동문이면서 사시 동기인 최경원(崔慶元)검찰국장을 승진시켰다. 이에 대해서는 안지검장으로 대표되는 경기고 인맥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배려라는 평가도 있다.

검찰은 또 안지검장과 지방고검장 1, 2명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무난한’ 인사를 했다.

이번 인사는 18일경으로 예정된 일선 검사장 인사의 방향을 일러주고 있다. 검찰주변에서는 검사장들이 군대로 치면 야전사령관인 만큼 고검장의 경우보다는 더욱 큰 폭의 ‘개혁’과 ‘숙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