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내가 차지하고 말거야.”
박찬호(25·LA다저스)가 4월 1일 열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미국프로야구 98시즌 개막전 선발 자리를 라몬 마르티네스(30)에게 내주었다.
LA타임스는 17일 빌 러셀 감독이 마르티네스에게 개막경기 등판 준비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마르티네스는 92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을 맡은 것을 포함, 95∼97년까지 모두 네차례 시즌 첫 경기에 나서 2승2패 방어율 4.58을 기록했다.
지난해 어깨부상으로 10승5패 방어율 3.64에 그쳤던 마르티네스는 “무엇보다 동료들의 걱정을 말끔히 없앨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세차례 출격, 방어율 2.45에 2승을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음을 입증했다.
박찬호를 비롯한 동료 투수들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
대런 드라이포트는 “마르티네스는 개막전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찬호도 심적인 부담을 던 듯 “선발 자리를 지킨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찬호가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는 확실치 않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제2선발을 놓고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30)를 저울질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다저스의 전통을 따른다면 박찬호는 노모와 이스마엘 발데스에 이어 네번째가 된다. 하지만 투구내용으로 따진다면 박찬호가 스프링캠프에서 다소 부진한 노모를 제치고 제2선발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다.
다저스는 제5선발로는 박찬호의 동기생 드라이포트를 검토하는 등 올해도 한국과 일본 도미니카 멕시코 미국 등 ‘다국적 군단’으로 마운드를 꾸려갈 예정이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