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백만배 위력. 수백m 높이의 해일발생. 직경 36㎞의 폭발 흔적. 수천㎞ 해안선 침수….’
과학자들은 직경이 1.6㎞인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이런 끔찍한 ‘파괴’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시속 2만7천㎞의 돌진속도. 소행성의 대충돌 시나리오는 엄청난 운동에너지가 고열과 충격파로 전환되면서 시작된다.
소행성이 직경 1㎞이상이라면 지구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충돌직후 발생한 고열로 수십㎞ 주변지역이 초토화된다. 이어 낙하때 발생한 진공공간을 따라 이산화황 이산화탄소 흙먼지 등이 상승, 대낮에도 태양을 볼 수 없는 암흑이 번진다. 시계는 불과 10여m. 소행성이 약한 지각을 강타하면 화산폭발이나 지진이 초래된다. 소행성이 바다에 떨어진다면 대략 1백m 높이의 해일이 해안선을 덮친다.
이어 수개월동안 산성비가 쏟아져 식물 생장이 큰 타격을 받는다.
폭발로 생긴 먼지는 일단 내려앉지만 성층권에 도달한 이산화황은 에어로졸 상태로 되어 햇빛을 차단하면서 수년간 ‘충돌의 겨울’을 이끈다.
지표에서 증발한 대량의 염소는 오존층을 파괴한다. 오존층에 걸러지지 않은 채 통과한 강렬한 우주의 X선과 자외선은 식물을 고사시키고 사람에겐 피부암을 일으킨다.
10여년에 걸친 ‘충돌의 겨울’이 끝나면 대기중에 증발했던 이산화탄소가 막을 형성하면서 지구에는 거꾸로 ‘온실효과’가 시작된다. 해양온도가 상승하면서 저지대가 다시 침수된다.
‘충돌의 겨울’에 이어 나타난 ‘온실효과’는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양상을 바꾸어 버린다. 소행성의 크기가 10㎞에 달한다면 인류의 멸망은 순식간이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