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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이야기/20일]산간에「철없는」눈발…뜸들이는 봄

입력 | 1998-03-19 20:09:00


이삼일 달구다가 식히고, 또 사나흘 달구다가 식히더니 치지직, 물을 끼얹듯 봄비를 흩뿌리는 품새가 영락없이 대장장이의 담금질인데, 조물주는 왜 이리 뜸을 들이나.

시인의 말대로 왕벚나무 가지 속에 꼭, 숨은 꽃망울을 빨아내려 함인가.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하고 그 속이 너무 뜨거워 어찌할지 모르는 매화나무의 열병을 다스리려 함인가.

흐리고 한때 비. 산간에선 ‘철없는’ 눈발이 날린다. 아침 영하1도∼영상5도, 낮 4∼10도.

봄내음이 ‘흙살’을 파고들 즈음 인디언들이 읊조리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나무처럼 높이 걸어라. 산처럼 강하게 살아라. 봄바람처럼 부드러워라. 심장에 여름날의 온기를 간직하라. 그러면 위대한 혼이 언제나 함께 하리라….’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