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교양서적 인기… 「∼가지」류 처세서 퇴조 ▼
○…서적 도매상의 잇따른 부도로 출판계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서점가에서는 최근 예술 교양서적을 중심으로 양서를 찾는독자들이 부쩍 늘어나이채.
이와함께 ‘마음을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의 빅 히트 이후, 봇물처럼 쏟아졌던 ‘∼가지’류의 경박단소(輕薄短小)한 처세서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교보문고의 경우 올들어 전반적으로 매출은 움츠러들었으나 ‘두시간만에 읽는 명화의 수수께끼’ ‘그림, 아는만큼 보인다’ 등 향기가 느껴지는 예술서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일본작가 긴 시로의 ‘명화의 수수께끼’(현암사)는 진짜 초보를 위한 미술감상 입문서. 서양화의 거장 25명의 명화를 표지(標識)삼아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꿰뚫는다.
미술기자 출신인 손철주의 ‘그림, 아는만큼 보인다’(효형출판)도편하게읽히는미술교양서.
그림에 얽힌 이야기나 화가들의, 슬프지만 내면을 맑게 비춰주는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훈훈하게 엮었다.
▼ 「아내의…」「하늘이여…」베스트셀러 선두 다툼 ▼
○ …종합순위에선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집인 ‘아내의 상자’(문학사상사)와 IMF 금융 스릴러물인 김진명의 ‘하늘이여 땅이여’(해냄)가 계속 선두다툼.
이 각박한시대에 메마른 가슴을적시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푸른숲)‘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아름드리) ‘나를 사로잡은 지구촌 사람들’(샘터)‘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등도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증권회사의 일선 지점장을 지낸 김준수의 뼈아픈 체험기 ‘내 삶을 다시 바꾼 1%의 지혜’(동아일보사)는 발간 보름만에 상위권에 진입해 눈길.
경제 경영서적으로는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의 세계경영을 분석한 ‘세계가 열린다, 미래가 보인다’(해냄)가 순위에 첫선을 보였다.
▼ 출판계,정부지원에 활짝… 양서에 장기투자 촉구 ▼
○…국내 매출순위 1,2위의 서적 도매상 보문당 송인서림이 쓰러진데 이어 3위의 고려북스가 부도를 내자 출판계는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
그나마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정부의 지원 움직임에 한숨을 놓으면서도 지원자금의 활용방안을 놓고 구구한 이견이 이는 것에 대해 경계하기도. 현재로선 출판금고로 지원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출판계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신간으로 신간을 밀어내는’ 유통구조 아래서는 어떤 양서도 6개월이 지나면 ‘질식사’할 수밖에 없다며 양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촉구하기도.
출판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은 땅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돈가뭄에 단비같은 존재”라며 그러나 “당장 급한 불을 끄는 지원도 지원이지만 양서를 기획 제작하는 출판사들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