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이 가장 잘되는 편이던 용인에서도 최근 미분양 미계약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올들어 이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5개 주택업체의 미분양률은 최대 40%에 이르고 분양받은 사람중에서도 초기에 계약을 하지 않는 비율이 30∼60%나 됐다. 이처럼 주택경기가 바닥까지 내려앉아 주택건설업체들이 올해 공급 계획물량 2만6천여가구(2월말 현재)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주택건설업체들은 조심스럽게 분양가와 분양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분당신도시 남쪽으로 위치한 동백지구 개발사업을 1년 정도 앞당겨 개발계획을 내년 상반기에 확정한다. 이에따라 내년 하반기중 공사에 들어가 2000년 초부터는 아파트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경기도는 수지읍 상현리 일대 준농림지역 41만2천㎡를 준도시지역으로 용도변경할 예정이어서 기반시설이 완비된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게 됐다.
▼분양 현황〓3월에 대진종건과 한국종건이 7백33가구를, 4월에는 쌍용건설과 남광토건이 2천5백88가구를 분양할 예정.
대진은 수지 죽전리에서 17일 분양에 들어갔다. 자동차로 분당까지 2분, 강남까지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한국종건은 26일경 구성면 마북리에서 분양에 나선다. 8층 이상부터 한성CC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소나무 숲속의 전원형 아파트다.
4월말에는 쌍용과 남광이 기흥읍 보라리에서 1천5백96가구를, 쌍용이 수지읍 상현리에서 9백92가구를 분양한다.
1, 2월에 분양한 5개 업체는 미분양 물량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받고 있으며 현대건설 등이 조합아파트 조합원을 모집중이다.
▼시장 상황〓중개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현격하게 싼 값에 내놓은 급매물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24∼40평형 기존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1월 수준에서 2천만∼5천만원 빠졌으나 매기가 없다.
강남 분당권 중산층의 투자수요도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의 중대형 위주 고분양가 전략이 오히려 미분양률을 높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식으면서 이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가장 해결하기 힘든 것이 물 부족 문제.
지난해 5단계 광역상수도 물 배정에서 밀린 업체들(1만3천가구 분량)이 2001년말 이후 통수되는 6단계 배정을 기다리고 있으나 물량이 하루 10만t에 불과해 기존 주거지의 해갈도 벅찬 실정.
민간업체들이 각자 어지럽게 개발에 나서 용인시 도시 개발이 기형화하고 있다. 용인시는 96년부터 시 전역을 아우르는 도시계획 방안을 마련중이어서 민간업체들의 개별적인 개발은 더 이상 어렵게 됐다.
〈이철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