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에 놀란 아이처럼, 꽃샘추위에 울고난 봄햇살이 말갛게 퍼진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웅성거리는’ 봄. 꽃피는 춘삼월, 그 희고 고운 몸짓이라니. ‘화사한 아픔’을 앓는 듯.
눈 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마다 환하게 열리는 산, 환하게 열리는 물인데, 시인은 왜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고 하는가.
대체로 맑고 남부지방은 차차 흐리겠다. 아침 0∼4도, 낮 11∼15도. 바람결이 부드럽다.
‘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사는 게 이게 아닌데/이러는 동안/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꽃이 집니다/그러면서,/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그랬다지요….’(김용택 ‘그랬다지요’)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