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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빚 감축일정 3년 앞당겨…재계-금융계 반발

입력 | 1998-03-24 06:45:00


재벌그룹들이 주거래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상 부채비율 감축일정이 99년으로 3년 앞당겨진다.

23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재벌그룹이 주거래은행과 재무구조약정을 맺으면서 당초 2002년까지 줄이기로 한 부채비율을 99년까지 200%로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 약정을 이미 체결한 두산 동아건설(이상 주거래 상업은행) 현대(외환은행) 대우 LG SK그룹(이상 제일은행) 등은 약정내용을 보완해야 한다.

은감원은 21일 상업 조흥 한일 외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회의를 소집, “2월중에 체결한 약정으로는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획기적으로 이룰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약정 내용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의 지시로 나온 이번 조치에 대해 재계와 금융계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관치금융 성격의 조치”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은감원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낮추기 어려운 부실계열사는 처분해야 한다”며 “부채비율을 약정대로 낮추지 않을 경우 기업은 주거래은행에 의해서, 은행은 금융감독당국에 의해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부채비율 역시 빠른 시일 안에 국제 수준(200%)으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여신규모 순위 63대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96년말 현재 397%에 달하고 있다. 주요 그룹의 부채비율은 △현대 439.1% △선경 385.0% △LG 346.5% △대우 337.3% △삼성 268.2% 등이며 200% 미만인 곳은 63개 계열중 롯데(192.2%) 동양화학(159.5%) 등 2곳에 불과하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