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엔터프라이즈는 역시 한수위였다.
1차전에서 몸이 덜 풀린 LG세이커스를 노련미로 마음껏 공략하며 1승을 먼저 올렸던 기아는 23일 창원에서 열린 97∼98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 2차전에서도 1백4대94로 이겼다. 이로써 기아는 2연승을 거두며 결승진출 문턱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3차전은 25일 부산에서 기아의 홈경기로 열린다.
기아는 1쿼터 초반 LG의 강압수비에 묶인데다 로버트 보이킨스와 버나드 블런트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 2분30초가 지날 때까지 1대8로 뒤져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기아는 즉각 작전타임을 요청했고 이때부터 LG의 주포 버나드 블런트에 대한 기아 저스틴 피닉스와 클리프 리드의 더블팀이 먹혀들면서 전세는 뒤집혔다.
기아는 전반에서만 피닉스가 19득점, 허재도 3점슛 2개를 포함, 12득점을 올리며 56대41로 일찌감치 15점차로 앞서나갔다.
LG는 정규리그 때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를 보여주지 못한데다 골밑은 물론 외곽슛도 침묵을 지켰다.
LG에도 역전의 기회는 있었다. 3쿼터 초반 허재의 3점슛이 연속 빗나간 반면 블런트와 보이킨스의 연속 골밑슛이 터졌다. 5분20초경 김태진의 3점슛이 성공해 59대64, 5점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기아는 막강 트리오 허재 강동희 김영만의 손발이 척척 맞으면서 3쿼터 종료전 2분30초 동안 LG에 단 2점만 내주며 내리 12득점.
LG는 15점을 뒤진 채 시작한 4쿼터에서도 총력을 기울여 반전을 꾀했지만 종료 3분을 남기고 블런트와 보이킨스의 잇따른 5반칙퇴장으로 추격의 힘을 잃고 말았다. 이날 기아는 피닉스가 덩크슛 2개를 포함, 27득점했고 ‘허―동―만 트리오’가 63득점하며 승리를 일궈냈다. LG의 블런트는 양팀 최다인 29득점했다.
〈창원〓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