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어떻게 쓰는가. 시인들 숫자만큼이나 많은 시론이 있지만 ‘굴뚝새가 피어올린 어둠’(대유)을 쓴 강수철씨는 ‘뒤엉켜 사는 그것이 시’라고 단언한다.
‘…나는 나의 시를 잃어버리고 시인들을 찾았다/시인들을 만나고 시집을 헤매어도/그 속에는 내가 없었다//나는 다시 나의 시를 쓰기 위해 시를 버렸다….’(‘시인이 되기 위해’중)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의 레미콘업체 사장. 젊어 한때 혈기방장한 시나리오 작가로 충무로바닥에서 ‘술과 여자 시 소설’과 더불어 한 세월을 보냈다. 어느날 젖먹이를 들쳐업고 온 아내의 가방을 걷어차자 길바닥에 쏟아지던 하얀 분유가루. 그 길로 펜을 던지고 생활인으로 27년을 살았다.
“그때 아내가 업고 왔던 큰딸이 지난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자식이 뭔가를 성취하는 동안 나는 뭘했나 싶어서 다시 시를 쓰게 됐지요.”
그의 시는 거칠고 솔직하다. 대포 한잔을 기울이며 “살기 참 힘들다”고 서로를 다독거리는 늙은 일꾼의 목소리같다.
‘나이 여든을 바라보는 홀어머니에게/옷에서 떨어진 단추를 달아달랜다//어머니는 기분이 좋아 돋보기 안경을 쓰고/바늘에 실을 끼우려고 애를 쓰신다/나는 바늘을 뺏어, 나도 돋보기 안경을 쓰고/실을 끼우려고 애쓴다//어머니가 나를 보고 안쓰러워 한마디 하신다/“애비야 너도 이제 늙었구나”….’(‘칠순넘은 홀어머니’중)
〈정은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