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의 유력지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요즘 아일랜드에는 새로운 형태의 외국인 관광붐이 일고 있다.‘켈틱 타이거(Celtic Tiger)’를 보려는 경제사파리(Economic Safari)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켈틱은 아일랜드를 구성하는 민족인 켈트(Celt)족을 일컫는 것으로 곧 아일랜드를 의미하며 타이거는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홍콩 싱가포르 대만 한국을 아시아의 네마리 타이거라고 지칭하던 표현에서 차용한 것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나라를 의미한다. 따라서 위 기사는 수년간 아일랜드 경제가 급속한 성장을 해왔으며 그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각국의 전문가 경제학자 언론인 및 정치인들이 줄지어 방문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아일랜드는 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서는 드물게 연간 10% 내외의 고도경제성장을 했으며 앞으로도 7∼8%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지인들조차 ‘아일랜드 역사상 가장 융성한 시기’라고 말할 정도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와 같이 IMF 개입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아일랜드가 어떻게 이러한 경제성장과 호황을 누리게 되었는가.
경제전문가들은 내각책임제와 정권의 잦은 교체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는 것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6월 총선에서도 정권이 교체됐지만 경제정책은 전임 정부의 것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한 정권 아래에서도 1년에 몇번씩 경제팀이 교체되고 그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우리와 비교해 본다면 일견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또다른 요인으로는 노사정(勞使政)간의 사회적 연대를 지속해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노조는 지나친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기업주는 근로자의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며 정부는 임금인상률을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 실질소득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다.
인구 3백60만명의 경제와 소위 ‘세계11위의 경제대국’을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는 참고할 만한 교훈이라 하겠다.
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