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0여일간의 인선구상 끝에 24일 내놓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강(强)’과 유엔대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이홍구(李洪九)주미대사다.
김석규(金奭圭)주일대사 권병현(權丙鉉)주중대사 이인호(李仁浩)주러시아대사 이시영(李時英)주유엔대사는 ‘실무적’인 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로 있다 96년 주핀란드대사로 임명된 이인호대사를 ‘비(非)외교통상부 인맥’으로 보면 4강 대사진은 외교통상부 관료 2명, 비외교통상부 관료 2명으로 조화를 취했다.
한나라당 이홍구고문을 주미대사로 영입한 데는 김대통령의 정치적 고려가 엿보인다.
김영삼(金泳三)정부에서 총리 집권당 대표를 지냈고 비록 중도에서 포기했지만 대통령후보 경선에까지 뛰어들었던 그를 영입한데 대해 청와대와 외교통상부에서는 “초당적 외교를 펼쳐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김대통령이 최근 이수성(李壽成)전총리를 민주평통수석부의장으로 내정한 일과 무관치 않은 포석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정계개편에 대비해 한나라당, 특히 한나라당 내 민주계에 모종의 메시지를 던지는 인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당초엔 주일 주중대사에도 국민회의 손세일(孫世一)의원 정대철(鄭大哲)부총재 등 정치인의 이름이 거명됐으나 국내 정치적 고려와 인물난 때문에 외교통상부 실무 중심으로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