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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印尼밀림 석달째 불길…생태계 파괴위기 직면

입력 | 1998-03-24 20:08:00


‘지구촌의 허파’가 타들어간다.

세계 최대 밀림지역인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과 세계 최고의 야생 생태계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의 화재가 3개월째 계속되면서 환경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브라질 북부 로라이마주 아마존강 유역에서 발생한 밀림화재는 이미 울창한 처녀림과 대초원을 태운 뒤 베네수엘라 가이아나 등 주변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는 국경선에 방화용 수로(水路)를 파는 등 불길 확산 방지에 나선 상태. 아르헨티나도 90명의 소방관과 소방용 헬기를 급파하는 등 긴급 원조에 나섰다.

지금까지 불에 탄 면적은 주 면적의 3%인 61만여㏊.

현재까지 원주민 1명이 질식해 숨지고 가축 2만여마리가 불에 타 죽었으며 화재로 고립된 원주민들은 아사위기에 처해 있어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더구나 엘니뇨현상에 따른 가뭄까지 겹쳐 불길이 걷잡을 수 없는 기세로 번지고 있는데다 짙은 연무(煙霧)와 접근로 역할을 해 온 강의 수량마저 줄어든 탓에 진압이 어려운 형편이다. 이 지역 가뭄은 1926년이래 최악으로 올들어 내린 비의 양은 1㎜에 그쳤다.브라질 중앙정부가 지원에 나서지 않은 것도 피해가 커진 원인. 로라이마주측은 1월 22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원을 요청했으나 중앙정부는 “지원금을 타내려고 사태를 과장한다”며 묵살해 오다 조기진화의 기회를 놓쳤다. 이 화재는 석기시대이후 살아온 인디오 원주민인 야노마미 부족의 주거지를 위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도 3개월째 화재와 연기로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환경재앙’을 맞고있다.

지난해 80만㏊ 가량이 불탄데 이어 올해도 칼리만탄섬 1천여곳에서 화재가 발생, 지금까지 13만㏊이상 탔다. 화재피해액도 올해의 2억2천만달러를 포함,지난해의 화재피해까지 합쳐 50억∼60억달러로 인도네시아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삼림화재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3백여명에 가까운 폐렴환자가 발생, 이중 2명은 이미 숨지고 호흡기 질환자도 수천명이나 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생태계의 파괴도 큰 문제다. 이 지역은 각종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로 꼽히는 곳. 특히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꼽히는 빨간머리 오랑우탄 등 희귀동물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룡·강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