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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무용]김문숙 춤인생 50년 결산무대

입력 | 1998-03-25 08:15:00


1948년6월 서울 명동예술극장. 함귀봉교육무용연구소의 제1회 무용발표회에서 서양식 드레스를 입고 ‘미뉴에트’를 추던 가냘픈 소녀. 그로부터 50년을 한결같이 무용 외길을 걸어온 한국무용가 김문숙(70)이 자신의 춤인생 50년을 결산하는 무대를 마련한다.

예술원 회원인 김문숙은 한국 신무용의 개척자 조택원(1907∼1976)의 부인으로 94년 서울춤아카데미를 결성, 평생의 반려였던 조택원의 유작을 보존연구하는데 힘써왔다. 보성전문 법과를 나와 최승희와 함께 일본에서 춤공부를 한 조택원은 기방에 머물던 한국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서구의 춤을 도입한 선구자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는 ‘가사호접’ ‘만종’ 등 조택원의 유작 2편과 김문숙이 안무한 ‘모란등기’ 살풀이춤 등이 선보인다.

조택원 김문숙을 거쳐 이번에 김말애(경희대교수)에게 대물림되는 ‘가사호접’은 승무의 펄럭이는 장삼자락을 나비의 움직임에 빗대 파계승의 심적 갈등을 그린 조택원의 대표작.

못다 이룬 사랑을 위해 서생을 유혹하는 처녀의 혼령을 그린 ‘모란등기’는 중국의 야담에서 모티브를 얻은 김문숙의 대표작으로 1957년 초연됐다. 임이조 오율자 이경화 등 출연. 27일 오후7시반 국립극장 대극장. 02―794―7551(서울춤아카데미)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