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넘버3’에서 침 튀기며 ‘헝그리정신’을 강조했던 배우 송강호(오른쪽). 친정인 연극무대에 올라 도둑을 연기한다. 배짱좋은 조직폭력배 모습은 간 곳 없다. 도둑질 현장에서도 극성파 아내의 ‘격려전화’를 받고서야 작업에 들어가는 소심파.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다리오 포 원작의 국내 초연 단막극 ‘도덕적 도둑’. 중세의 어릿광대를 모방해 ‘권력층에 채찍질을 가하고 짓밟히는 사람들의 존엄성을 세워온’ 포의 뼈있는 웃음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마련한 다리오 포 단막극제에서는 1회 관람으로 포의 단막극 3편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도덕적 도둑’외에 정부와 밀애를 즐기려다 갑작스런 남편의 출현으로 실크햇만 쓰고 달아나는 신사의 얘기 ‘벌거벗은 자와 연미복을 입은 자’, 이혼금지의 가톨릭교리에 맞선 ‘시체를 발송하고 여자들은 옷을 벗는다’.
27일∼4월2일 오후 4시 7시. 대학로 문예회관 소극장. 1만원(학생 6천원). 02―7604―800
〈정은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