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5〉
그러나 자루를 들어 옮기려고 하던 알리바바의 아내는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무거운 자루 안에 든 것이 아무래도 모두 돈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다시 남편에게 물었다.
“대체 이게 뭐죠? 이런 것이 어디서 생겼나요?”
그러자 남편은 말했다.
“이건 말요, 이건 알라께서 내려주신 선물이오.”
남편이 이렇게 말했지만 아내는 더욱 겁이 났다. 틀림없이 자신의 남편이 도둑들과 한패가 된 거라고 믿어버렸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돈 자루를 가져올 리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자루를 모두 집 안으로 옮겨놓자 알리바바의 아내는 마침내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그녀는 양손으로 자신의 볼을 때리고 자신의 옷을 찢으며 울부짖었다.
“오! 우리는 재난을 당하고 말았구나! 이 일을 어쩌면 좋지? 이제 우리 아이들은 파멸이야. 우리는 이제 교수형을 당하고 말 거야.”
아내가 이렇게 울부짖는 걸 보자 알리바바는 화가 나서 호통을 쳤다.
“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 떠들어대는 거야? 왜 우리가 교수형을 당하며, 우리 아이들은 왜 파멸한단 말야?”
그런데도 그의 아내는 울음을 그치지 않고 말했다.
“돈이 없어도 우리는 지금껏 행복하게 살았어요. 당신이 건강하고 성실했으니까요. 그러나 이제 돈자루와 함께 불행도 들어오고 있어요. 옛말에도 황금이 쌓이는 곳에 근심도 쌓인다고 했잖아요. 그러니 제발 이 자루를 싣고 어딘가 먼 곳으로 가져가세요. 이것들이 집 안에 있는 한 제 마음은 편치 못할 거예요.”
이렇게 말하는 그 착한 아내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알리바바는 씽긋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내가 이 돈을 훔친 것으로 알고 있는 모양인데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 이건 신께서 내리신 선물이란 말야. 내가 어떻게 해서 이 돈을 얻게 되었는가 하는 건 천천히 말해줄 테니, 우선 돈 구경이나 한번 해보구려.”
이렇게 말한 알리바바는 자루에 든 것을 차례차례 멍석 위에다 쏟아부었다. 그때마다 번쩍거리는 금화들이 좌르르 좌르르 쏟아지곤 했다. 그 모양을 보고 알리바바의 아내는 넋이 나간 얼굴이 되었고, 그러한 아내를 보며 알리바바는 득의에 찬 표정으로 황금더미 위에 올라앉아 말했다.
“자, 그럼, 이 많은 돈을 내가 어떻게 얻게 되었나 하는 걸 말해주지. 잘 들어보구려.”
이렇게 말한 알리바바는 자신이 겪은 모험담의 자초지종을 들려주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나서야 아내는 배시시 웃었다. 그녀의 가슴을 죄게 했던 공포가 어느새 기쁨으로 바뀐 것이었다. 그녀는 마침내 기쁨에 벅찬 목소리로 외쳤다.
“오, 알라시여! 도적들이 부정하게 모은 재물을 저희 집으로 들어오게 하시고, 정당치 못한 것을 정당하게 하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황금더미 앞에 주저앉더니 디나르 금화를 하나 둘 헤아려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