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日 「계산된」주가 끌어올리기…외국투자자들『조작』비판

입력 | 1998-03-29 20:04:00


일본 정부가 ‘PKO’에 참여할 것인가. 흔히 PKO는 유엔과 그 가입국이 세계의 분쟁 지역에서 벌이는 평화유지활동(Peace Keeping Operation)을 일컫는다.

그러나 최근 국제 금융계가 주시하는 일본의 PKO는 평화유지활동과 거리가 멀다. 일본에서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일본 정부의 인위적인 주가부양을 비꼬는 말이다. 이른바 주가조작(Price Keeping Operation).

일본의 주식 PKO 가능성은 3월말로 접어들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본 은행과 기업 대부분이 3월에 결산을 한다. 결산기준일인 이달말 주가가 지난해 3월말 수준보다 낮으면 주식평가손이 발생한다. 한국 못지않게 부실자산으로 몸살을 앓는 일본 은행들로서는 주식평가손이 만만찮은 부담이다.

27일 현재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만6천7백39엔. 지난해말 1만8천엔에 비해 7%가량 낮은 수준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공공연하게 주가를 부양하겠다고 말한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야마사키 다쿠(山崎拓)정조회장이 주식 PKO의 총사령관.

야마사키회장은 26일에도 “의심할 여지없이 결산기말인 3월말에는 주가가 반드시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이 증시에서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다른 선진국과 달리 일본에는 체신기금 등 정부가 마음대로 주식시장에서 쓸 수 있는 기금이 풍족하기 때문.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같은 일본정부의 의도에 대해 비판적이다.

주일 미국계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주가를 조작하는 것도 비상식적일 뿐더러 조작을 한다 한들 그 효과가 며칠이나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