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딛고 봄을 달린 사람들.
휠체어를 타고 참여한 장애인들이 29일 동아마라톤 마스터스부문 5㎞를 완주함으로써 더욱 진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울산 지체장애인협회 소속 회원 5명이 그 주역들.
이들은 난생 처음 마라톤에 도전하기 위해 한달 전부터 하루 30분∼1시간씩 팔힘 기르기와 휠체어 달리기 연습을 해왔다고.
이번 대회에 대비해 특별히 핸들과 브레이크가 설치된 경주용 세발 휠체어 1대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그러나 나머지 4대는 모두 평소에 사용하던 일반 휠체어.
45분에서 1시간 사이에 목표했던 5㎞를 완주해내자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땀에 흠뻑 젖은 채 가장 먼저 골인한 김성만(金成萬·46)씨는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목표했던 5㎞를 완주한 것이 마냥 자랑스러운 모습이었다.
“82년 등산중에 사고로 허리를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뒤로 늘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참 싫었어요. 그런데 오늘은 혼자서 언덕도 넘고 험한 길도 달리고 내 힘으로 해냈어요.”
감각이 없는 다리가 흔들거리지 않도록 휠체어에 묶고 팔에 힘줄이 불끈 솟을 만큼 사력을 다해 ‘국난극복의 레이스’를 완주한 이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휠체어를 탄 우리도 이만큼 해냈는데 그까짓 IMF가 무슨 대수겠습니까. 다 함께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냅시다!”
〈경주〓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