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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식물재배]콩나물-무 기르며 재미도 『솔솔』

입력 | 1998-03-30 19:58:00


“콩나물에 물 줘야지.”(희경·7) “누나. 내가 할래. 이잉.”(형로·5)

서울 종로구 누상동에 사는 주부 김미숙씨(35)는 아침에 아이들이 다투는 모습이 흐뭇하다. 얼마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은 뒤 받는 사은권을 모아 ‘뭘 받을까’ 고민하다가 플라스틱 콩나물 재배기를 골랐다. 아이들이 “물은 왜 줘” “콩나물을 언제 뽑아 먹을거야”라며 콩나물관찰에 정성을 쏟을 때마다 재배기를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봄을 맞아 집에서 식물을 재배하면 아이들에게 자연관찰 공부를 시킬 수 있고 집안도 녹색공간으로 바꿀 수 있어 좋다.

▼집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식탁에 오르는 채소류를 심는 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 좋다. 강낭콩은 교육효과가 커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단골 메뉴. 씨앗을 심고 콩을 따기까지 두 달반동안 여러 가지 관찰을 할 수 있다.

무도 좋은 관찰 재료. 무를 반으로 자르고 무청이 있는 부분의 속을 파낸다. 이를 거꾸로 세워 파낸 속 부분에 물을 채운 뒤 무에 구멍을 뚫고 철사나 끈으로 천장에 매달아 묶는다. 무청 부분이 방바닥을 향한다. 처음에는 무청 부분의 싹이 방바닥쪽으로 자라다가 다시 천장쪽으로 올라간다. 식물이 빛을 향해 자라는 향일성(向日性)을 가르칠 수 있다.

녹번초등학교 곽성근 교사(54)는 “고추 방울토마토 붉은호박 등은 모종을 사서 기르는데 한 달반에서 두 달 정도 걸리지만 열매의 색깔변화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추천.

▼IMF형 식물〓콩나물 미나리 등은 가계에도 도움이 된다. 콩나물은 검은 비닐이나 우유팩, 페트병 등에도 기를 수 있어 폐품활용법을 아울러 보여줄 수 있다. 우유팩의 아래에 구멍을 뚫고 콩나물 콩을 넣은 뒤 물만 주면 1주일 뒤 먹을 수 있다.

분당에 사는 이금희씨(34)는 미나리를 키워 먹는다. 시장에서 뿌리가 달린 미나리를 사다가 윗부분을 잘라 먹은 뒤 남은 뿌리부분을 물이 든 오목한 그릇에 담가 두면 10일뒤 다시 미나리를 먹을 수 있다. 이밖에 상추 파 등도 인기 작물.

▼관찰지도〓파주 청석초등학교 백남훈 교사는 가정에서 식물을 길러 친근함을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 우선 물주기 등으로 아이들이 관심을 갖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서울시교육청 정민표 장학사는 “떡잎이 몇 개인지, 또 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그림을 그리게 하면 교육효과가 클 것”이라고 권했다.

〈윤양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