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을 꾸려가는 사람이 업종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업종 전환은 ‘제2의 창업’과 마찬가지기 때문.
색유리장식점 ‘일산SGO’를 운영하는 김우식씨(34)의 경우는 과감히 업종을 바꿔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
김씨는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슈퍼마켓을 경영했다. 20평 정도 매장에 5년째 한 곳에서 영업을 하다보니 단골도 꽤 있었다. 잘 될 때는 한달에 4백만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95년 무렵 상황이 급변했다. 장사가 잘 된다는 소문이 나자 근처에 비슷한 규모의 슈퍼마켓이 또 생긴 것. 설상가상으로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E마트를 비롯한 대형할인점이 곳곳에 들어섰다. 당연히 손님이 줄었다. 매출액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96년 일년동안은 저축을 전혀 못했습니다. 겨우 ‘입에 풀칠하는’ 정도였죠. 하반기 몇달 동안은 오히려 적자 행진이 계속됐습니다. 은행에 저금했던 것을 조금씩 까먹어 가면서 생활을 했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빼앗긴 손님을 끌어올 묘안이 없었다. 대형할인점은 너무나 ‘버거운’ 상대였다. 싸워 이길 방법도, 자신도 없었다.
결국 다른 업종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던 차에 우연히 라디오방송에서 색유리장식 체인점에 대한 소개를 듣게 됐다. 주저없이 본사인 한국SGO를 찾아갔다.
“본사측 얘기를 듣고나니 ‘이거다’ 싶더군요. 외식사업처럼 비슷비슷한 체인이 있는 다른 업종과 달리 체인 본사가 국내에 단 한 곳뿐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산 지역의 경우 아파트나 교회 등 새로 들어설 건물이 많아 수요도 있을 것 같았고요.”
즉시 본사와 체인점 계약을 했다. 일주일 정도 교육을 받은 후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슈퍼마켓에 쌓인 상품을 전부 처분하고 ‘일산SGO’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이 때가 97년 2월.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첫 6개월은 고전했다. 일단 가게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곳곳에 광고를 내는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었던 것.
지난해말부터 조금씩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 현재 수입은 월 2백만원 정도, 올하반기에는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0344―976―5653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