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황제’ 허재는 살아 있었다.
31일 97∼98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결승 1차전이 벌어진 대전충무체육관. 기아엔터프라이즈가 예상을 뒤엎고 현대다이냇을 99 대 90으로 꺾고 먼저 1승을 올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기아 승리의 주인공은 허재. LG세이커스와의 준결승 4차전에서 오른손 골절상을 입은 허재는 이날 경기 출전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허재는 이날 보란 듯이 풀타임 출전해 양팀 선수 중 최다인 29득점을 올리며 팀에 값진 승리를 안겨줬다.
이날 기아가 얻은 것은 1승만이 아니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기아는 허재와 클리프 리드의 골밑 슛이 연속 그물을 흔들고 현대 맥도웰을 리드가 철저히 봉쇄, 1쿼터를 24 대 21로 앞서나갔다.
기아는 2쿼터 5분경 현대 이상민 맥도웰의 콤비 플레이에 밀리며 36 대 36 동점을 허용했으나 김영만과 허재가 각각 9득점, 7득점을 올리며 달아났다.
허를 찔린 현대는 허재의 마크맨으로 추승균 김지홍 이지승 등을 동원했으나 이미 불붙은 허재의 폭발력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4쿼터 들어 현대는 체력을 바탕으로 막판 추격을 벌이는 듯했으나 맥도웰이 손쉬운 레이업 슛을 연속 실패하는 등 찬물을 끼얹었다.
반면 기아는 종료 3분경 허재가 3점슛과 드라이브인 슛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5득점, 92 대 83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리를 굳혔다.
이날 기아는 허재가 3점슛 5개를 포함, 29득점에 어시스트 6개를 기록했고 리드도 25득점에 18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대전〓전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