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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황태연/새정부 인사 호남인맥 중용 찬성

입력 | 1998-04-01 07:39:00


새 대통령의 인사에 불만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남사람들은 부산 경남에 대한 ‘푸대접’과 대구 경북의 상대적 홀대, 호남과 충청의 요직 독점을 탓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서민들은 참신한 개혁 인사 부재와 구시대 인물의 대거 진출에 실망하고 국민회의와 자민련, 그리고 호남 사람들은 구여권 영입 인사의 우대와 ‘문민정부’인사들의 재기용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러한 불만들에는 약간의 과장과 왜곡이 들어있지만 나름대로 주객관적 근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오늘날 경제 위기 상황을 생각할 때 어쩌면 사치스러운 불만일지 모른다. 김대중대통령은 이번 인사에서 세가지 원칙을 견지했을 것이다. 첫째는 대선전 거국내각 공약이고 둘째는 경제적 비상시국에 합당한 인물을 능력 위주로 발탁하는 것, 셋째는 정권교체에 따른 불안 심리와 국정의 불연속성을 최소화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경제비상시국의 초임 대통령으로서 이러한 점들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이런 관점에서 모든 인사 불만은 소탐(小貪)일지도 모른다. 이번 인사는 대체로 상황에 합당한 인사 원칙을 관철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물론 아무리 비상 상황이라도 지역 안배의 지략을 좀더 발휘할 수 있었던 대목도 있다. 가령 ‘문민정부’에 봉직했던 인사들 가운데 4,5명의 호남출신 인사만을 재기용한 경우는 지역 안배와 정의의 원칙에서 볼때 옳지 않다고 느껴진다. 구여권에 봉직했던 호남인은 계속 출세하는 반면 역경속에서 DJ를 도왔던 인사들의 소외는 말해서 무엇하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비상시국에 합당한 인사 원칙을 대체로 관철시킨 이번 인사를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현상황에서 불만은 소탐이고 미비점은 아직 개선을 기대할 시간이 있는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상황, 인사권자의 처지, 이에 따른 다소의 문제점을 다 고려할 때 이번 인사는 그래도 아직 비판적 찬표를 보낼 만하다.

황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