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
영국이 지난날 마거릿 대처총리 이전의 ‘노조파워’ 시대로 돌아갈 것인가.
토니 블레어총리는 조만간 총리직 취임 이후 가장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
‘노조승인 요건’에 대한 노동당 규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25만여 기업들의 사용자단체인 ‘영국경제인연합회(CBI)’와 6백80만여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총협의회(TUC)’ 중에서 한쪽의 손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규약은 ‘현직 노동자의 과반수가 대표로 인정하는 노조에 대해 대표성을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CBI는 이를 ‘해당 사업장의 과반수 이상의 노동자가 노조를 승인하는 찬성투표를 해야 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TUC는 ‘투표자의 과반수 찬성을 말한다’고 맞서고 있다.
CBI는 TUC의 주장이 관철되는 경우 보다 유리해진 조건하에 ‘승인받은 노조들’이 대거 등장, 클로즈드 숍(노조 가입을 조건으로 신규노동자를 고용해야 하는 제도)을 채택하는 등 노조세력이 강력해 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당당수로 집권한 블레어총리는 CBI의 입장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노조승인조건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규약의 해석에 신중한 입장이다.
TUC는 자신들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는 경우 노동당에 대한 재정지원 철회와 가두시위에 나서는 한편 20년만에 처음으로 TUC 전국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30인 이하의 사업장에 대해 강령적용을 배제하거나 근로자와 사용자가 개별협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구자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