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은행 대출신청 창구에 A씨와 B씨가 찾아갔다.
“어디다 쓰실 건가요?”
A씨는 “에이, 1천만원 가지고 뭐 그런 것까지 물으세요. 그냥 가계대출이라고 적으시죠”라며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반면 B씨는 결혼청첩장을 보여주면서 “주택전세자금으로 쓰려고 합니다. 1년뒤 적금을 타면 갚겠습니다”고 말했다.
S은행은 B씨에게만 1천만원을 내줬다. 이 은행 대출담당자는 “사람을 골라가면서 가계대출을 한다”며 “정리해고 등으로 인한 실업과 부도 임금삭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금리가 기승을 부릴 때는 은행돈을 안쓰는 게 최선이지만 어디 그런가. 돈쓸 일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은행에 기대는게 현실.
대출을 할 때 은행에 큰소리를 치는 고객은 한 은행에 예금 적금 등에 가입하고 월급 및 각종 공과금 자동이체를 몰아준 고객이거나 대출이자를 연체하지 않아 신용을 쌓은 고객이다. 이런 고객이 아니더라도 은행돈을 쉽게 쓰려면 이렇게 하라고 은행측은 조언한다.
첫째, 상환의지를 적극 제시하라.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등 가족소득, 부동산소득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소득에 근거해 대출이자 및 원금상환계획을 세우라는 얘기. 단기로 대출신청하는 것도 적극적인 상환의지로 비쳐질 수 있다.
둘째, 조금 귀찮더라도 대출서류를 꼼꼼하게 기재한다. 상담내용이 성실할수록 대출받기가 쉽다. 개인대출을 ‘개인정보와 대출금의 교환’으로 해석하는 이도 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