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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故김광석대위,대피않고 낙오된 부하 돕다 참사

입력 | 1998-04-03 07:28:00


1일 산악행군 도중 숨진 특전사 흑룡부대 김광석(金光錫·28·학군30기)대위는 자신은 무사할 수도 있었으나 대열에서 낙오한 부하를 부축하기 위해 처졌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2백25명의 흑룡부대 대원들이 ‘마의 민주지산’에 오른 것은 행군을 시작한 지 닷새째되는 날. 험한 산길을 하루평균 40㎞씩 걸어가느라 심신이 몹시 지친 상태였다.

4중대장인 김대위는 같은 중대원 한오환(韓五煥·22)하사가 심한 탈진증세를 보이며 대열에서 낙오하자 한하사를 부축해가며 맨 뒤에 처졌다. 이날 밤 기후가 급변하자 앞서 간 부대원들은 민주지산 정상 너머 해발 5백60m에 위치한 폐교로 대피했다.

그러나 처진 김대위 일행은 정상 부근의 1천m 고지에서 발길을 멈췄다. 악천후인데다 날까지 어두워져 더이상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

다음날 오전 8시경 동료를 찾아나선 대원들이 그들을 발견했을 때 김대위는 한하사를 꼭 껴안은 자세로 쓰러져 있었다.그들은 그런 모습으로 같이 저세상으로 떠난 것.

김대위 등 순직장병들의 영결식은 5일 흑룡부대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성동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