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여러가지 입학 전형방식을 적용하여 다양한 자질을 가진 인재들을 선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기존의 정시제 전형에 추가하여 작년에 처음으로 고등학교장 추천 입학전형제를 도입하면서 최종합격기준을 수능성적 상위 10%로 대폭 낮춘 바 있다. 99학년도 입시에서는 고교장추천제 모집인원을 20% 이내로 두배가량 확대할 예정이며 작년처럼 추천서와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시하고 면접과 지필고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금년부터는 입학전형을 더욱 다양화하기 위해 단과대별로 정원의 30% 이내에서 특차모집을 허용키로 했다. 시행여부와 모집비율은 단과대별로 결정하게 될 것이나 20%남짓의 선발인원은 대부분 정시모집에서도 서울대에 합격할 학생들로서 타 대학의 신입생모집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1백12개 대학에서 시행중인 특차전형에 합격하면 정시모집에는 응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대 입학만을 목표로 삼는 지원자들은 특차응시를 포기하고 불안속에 기다리다가 정시모집에만 응시해야 한다. 이러한 불안감은 수능시험 성적이 전년도보다 50점 이상 높아져 3백60∼3백80점대 고득점자들이 9천여명에 달하면서 현저하게 높아지고 있다. 반면에 타교 지망생들은 특차와 정시에 두번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서울대의 특차전형은 실질적으로 수능성적에 의존해온 타 대학들과 달리 학생부를 20% 이상 반영하고 학업적성에 맞는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각 단과대가 지정하는 교과목들의 성적을 반영할 계획이다. 정시제 모집에서 학생부를 공식적으로는 40%, 실질적으로는 8.4%를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주요 대학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공식적인 비율보다는 실질반영률이 중요하다. 특차모집의 학생부 반영률이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지만 정시제와 고교장 추천제에서 높게 설정되어 있는 만큼 서울대가 특차모집을 도입한다고 해서 고교 교육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본다.
서울대의 특차모집을 단지 수능고득점자들을 독점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이러한 여러 사정을 감안한 결정으로 용인해 주기를 바란다.
김신복(서울대 교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