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사립대학들이 그동안 특차모집을 해왔기 때문에 서울대의 특차모집 가세는 언뜻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입시제도의 다양화라든지 수험생에게 여러 차례의 응시기회를 부여한다든지 하는 설명도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특차모집 경쟁에 서울대가 ‘30% 이내’라는 높은 비중을 두면서 뛰어든 것은 교육현장 전반에 일파만파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쉽게 예상된다.
현행 교육제도는 특차모집에 합격하면 다른 대학에는 응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대의 특차모집 확대는 우수한 신입생들을 사전에 최대한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일 것이다. 이는 서울대가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제도를 통해 능력있는 학생을 뽑겠다는 과거의 취지와는 사뭇 다른 것이며 이를테면 ‘싹쓸이’의 개념이 아닐 수 없다.
또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파워엘리트 집중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입시제도가 될 것이다. 서울대를 포함한 국립대학은 사립대학과 경쟁관계가 아닌 보완관계로 발전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서울대는 장기적인 비전아래 학부 학생을 선발하는데 치중하기 보다는 대학원 중심 교육으로 우수 대학원생을 선발하는데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대의 특차모집이 수능성적 중심의 획일화된 선발 방식으로 이뤄질때 수능 중심의 과외가 늘어나며 수능에 필요치 않은 과목들은 고교 교육 현장에서 더욱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아 당장 고교교육의 방향성에도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또한 고교 생활 3년간 내신성적을 크게 중요시하지 않아 고교 교육정상화를 저해하게 될 것이다. 대체로 수능성적보다 학생부가 우수한 학생이 대학에서의 재학성적도 우수하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고교 교육이 다시 수능중심의 개악으로 되돌아가서는 안되겠다.
서울대가 특차모집을 확대하면 대학의 서열화가 가속되는 반개혁적 교육 조치가 될 것이며, 다른 대학들의 경쟁을 더욱 가열시킴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다. 이는 창의적 입시정책에도 위배되므로 서울대는 이번 결정을 재고해야 하며 꼭 해야 한다면 국립대학의 위상을 고려하여 다른 사립대학들과 차별화되는 방식을 개발하여 선발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서청석(경희대 교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