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국 혼자야. 죽어라 공부만 했지.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부초같이 떠돌고만 있을 뿐이야. 이런 고통 다 잊어버리고 시집이나 갈까 했어.”
“네가 뭘 알아. 남편이 배고프면 밥상이 되고 커피가 되고 재떨이가 되고 아이들의 젖이 되고 장난감이 되는 거, 그게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니?”
결혼을 택해 ‘완벽한 가정’을 얻은 여자와 일을 좇아 ‘커리어우먼’이라는 지위를 얻은 두 친구 이야기 ‘결혼한 여자 결혼 안한 여자’(극단 서전).
그러나 결혼한 여자 정애는 결혼 안한 여자 수인이 쌓아가는 ‘나만의 성취’를 부러워하고 수인은 정애가 누리는 ‘안정된 삶’에 목말라 한다. 그러나 제아무리 수다를 떨어도 ‘나도 한번 너같은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라는 가장 밑바닥의 소망은 서로에게 고백하기 어렵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끝없는 뒤돌아봄. ‘내 길’을 알려줄 나침반은 어디에 있을까. 연출 박계배. 서울 대학로 샘터 파랑새극장.5월31일까지(월요일 공연없음). 오후4시반, 7시반. 02―763―8969
〈정은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