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전화. 살인혐의로 구속돼 12년형을 선고받고 서울 영등포교도소에서 9년째 복역중인 김모씨(38)는 9일 구속후 처음으로 가족과 전화통화를 했다.
그는 서울에 사는 형과 ‘9년만의 전화통화’를 하면서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의 전화통화는 법무부가 이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를 통해 약속한 ‘모범 재소자 전화사용’조치에 따라 이뤄진 것.
영등포교도소에서는 이날 김씨뿐만이 아니라 최상급 모범수인 1급수 3명에게도 시범적으로 외부와의 전화통화를 허용했다. 모두 6,7년만에 처음으로 전화라는 ‘문명의 이기(利器)’를 이용한 것.
“전화하는 재소자들이 황홀해하는 것 같았다”고 김화수(金和洙)교도소장은 전했다.
법무부는 영등포교도소 외에도 청주여자 군산 마산교도소 등에서 모범수들의 전화통화를 시범적으로 허용했다.
법무부는 4,5월 두달간 교도소에 IC카드 공중전화를 설치해 행형성적이 우수한 모범수를 대상으로 시범운용한 뒤 올해중에 전면실시할 방침이다.
전화카드는 재소자가 영치금으로 구입해 사용하며 영치금이 없는 재소자는 국가예산으로 전화카드를 구입해준다. 통화시간은 평일 오전9시부터 오후4시까지. 3분 한통화가 기준이다.
법무부는 이밖에 모범 재소자 및 장기수가 교정시설내 잔디밭에서 가족과 식사를 함께하며 자유롭게 대화하는 합동접견을 연4회까지 허용할 예정이다.
〈이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