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JP)총리서리와 박태준(朴泰俊·TJ)자민련총재가 과분하게 나에게 협력해주고 있다. 우리 세사람은 한번도 다툰 적이 없다.”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이 10일 국민회의 자민련의원들과의 청와대만찬에서 강조한 말이지만 정말로 ‘3인 공조’에 이상이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최근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조정과정에서 세사람간 ‘불협화음’이 들린다.
김대통령과 TJ의 관계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나 DJ―JP, JP―TJ간에는 미묘한 거리감이 형성되고 있다. ‘DJP연합’을 모태로 한 3자 역학관계가 질적 변화를 겪는 것 같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사례 한가지. JP는 6일 김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을 자민련 후보로 공천키로 조율했다는 후문이다. JP는 이어 TJ에게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을 만나 이를 설명해 줄 것”을 당부했고 TJ는 8일 조대행을 만났다. 그러나 회동결과는 엉뚱하게도 임창열(林昌烈)씨를 자민련 경기지사후보로 공천한다는 내용이었다.
JP는 이날 자민련 당직자들을 크게 꾸짖었다. 당내에서는 JP가 DJ TJ에 대해 불만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 대두됐다.
JP의 이런 감정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라는 것이 자민련측의 설명. 한 측근은 “김총리서리는 김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자민련을 대하는 태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조만간 김대통령에게 시정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회의와 청와대 관계자들은 “자민련에 대해 얼마나 더 대우를 해줘야 하느냐”는 입장이다. 자연 ‘DJT공조’ 이상기류는 쉽게 걷히지 않을 것 같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