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은 2월2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식장에 평소 타고 다니던 벤츠S600 대신 삼성자동차의 신차 SM525V를 타고 갔다.
삼성승용차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다. 하여튼 자동차에 대한 이회장의 사랑은 광적일 정도.
그는 벤츠 도요타 BMW 등 승용차는 물론 포르셰 페라리 등 스포츠카까지 갖고 있다. 공산권 국가에서 생산한 명차까지 소유하고 있을 정도.
독일을 방문할 때면 속도제한이 없는 아우토반(고속도로)에서 시속 2백㎞로 포르셰를 몰곤 했다. 국내에서도 심야에 혼자 스포츠카로 스피드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유학시절 중고차를 수리해 파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 이회장은 자동차 정비기술도 수준급이다.
이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차는 독일제 포르셰. 그는 삼성차 관계자들에게 “포르셰 정도의 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자동차에 대한 광적인 애정은 이회장의 선친 이병철(李秉喆)전회장도 마찬가지. 이전회장은 전경련 회의에 참석할 때면 정주영(鄭周永)씨의 옆자리에 앉아 자동차사업에 관해 꼬치꼬치 캐묻곤 했을 정도였다.
이전회장은 85년 크라이슬러사의 리 아이아코카회장을 초청, 완성차 및 부품 합작사업을 추진했다. 그는 생전에 도요타 피아트 폴크스바겐 혼다 등과 잇달아 기술제휴를 시도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삼성이 8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 사업을 준비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