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 발행한 40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금리가 연일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한국 정부가 조급하게 서두르는 바람에 이자부담이 4천5백만달러 가량 더 늘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8일 발행한 10년만기 외평채(30억달러) 금리는 발행당시 미국 재무부채권(TB·현재 연리 5.5%선)+3.55%였으나 당일 종가는 TB+3.45%, 9일에는 TB+3.30%로 하루만에 무려 0.25%포인트 떨어졌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주간사회사의 농간에 한국정부가 ‘바가지를 썼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회사 지점장은 △한국정부와 주간사회사간의 관계설정 모호 △일시에 무모할 정도의 과다한 물량 발행 △한국정부의 조급함과 전략 부재 등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그는 “한국 정부가 2개사만을 주간사회사로 정해놓아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10년만기(30억달러)의 경우 TB+3.55%로 하면 매년 2억7천1백15만달러를 순이자로 지불해야 하나 TB+3.40%로 하면 2억6천7백만달러만 지급하면 된다. 따라서 총 4천5백만달러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른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에서 40억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일시에 발행하는 사례는 드물다”며 “일단 5억∼10억달러씩 발행하고 반응이 좋으면 단계적으로 규모를 늘려가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발행하면 두번째부터는 한국정부 스스로 발행 할 수 있어 막대한 금액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 재경부의 반론 ▼
재경부 김우석(金宇錫)국제금융국장은 이에 대해 “외평채 금리하락은 엄청난 성공에 따른 시너지 효과이며 당시로서는 일본 엔화가치 폭락 및 아시아경제 위기론 등으로 발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국장은 “주간사회사를 3개로 선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주간사회사로 선정되지 못한 일부 투자기관들이 악의적으로 모함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