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대졸 실직자가 시내버스를 훔쳐 청와대로 향하다 경찰에 검거됐다. 13일 밤 11시50분경 정만연씨(37·서울 양천구 신정동)가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부근 경찰검문소에서 시내버스를 몰고 청와대 방향으로 돌진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밤 11시경 서울 양천구 신정동 소재 한남여객운수 차고지에서 129번 시내버스를 훔친 뒤 차를 몰아 정부세종로청사 부근 적선사거리에 도착한 뒤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진입로 부근으로 진입하려다 경찰의 검문을 받았다.
정씨는 경찰의 검문에 불응해 계속 전진하려다 바리케이드 때문에 차를 세웠는데 이 돌발 사건으로 청와대 경비병력이 심야에 긴급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정씨는 “D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택배운전사로 일하다 2년전 실직했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생활하기 힘들어졌고 주위에 실직자가 많은 것을 보고 대통령에게 어떤 식으로든 서민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관할 서울종로경찰서는 효자파출소에서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취재진의 접근을 막는 등 사건은폐에 급급했다.
〈김경달·윤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