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뒤숭숭하다. 현대그룹 계열의 노사가 정리해고 문제를 놓고 대치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현대정공 등은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 이에 대해 노조측은 ‘파업불사’로 맞서고 있다.
이번 정리해고 대상은 대부분 공장근로자. 그 때문에 회사측의 정리절차와 노조측의 대응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르면 이번주안에 구조조정계획을 노조측에 통보하고 유휴인력 처리방법 등에 대한 협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회사측이 파악하고 있는 유휴인력은 전체 임직원 4만6천명의 20%선인 9천∼1만명. 울산공장의 생산직 6천여명, 경인지역 영업직 1천여명, 사무 및 관리직 2천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구조조정에 앞서 통상임금의 6개월분을 위로금으로 지급하는 ‘희망퇴직’신청을 받고 경기가 좋아지면 해고근로자를 우선적으로 재입사시키는 ‘사원 리콜제’도입 등을 노조에 제시할 방침이다.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내수부진 등으로 올해 적자가 1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노사가 공멸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내수물량이 6만4천대에 불과해 공장가동률이 45%로 떨어졌고 휴가 및 비가동 인원이 하루평균 1만2천명이나 돼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지난해 회사 경상비 중 인건비는 10.6%에 불과했다”며 “대규모 정리해고는 회사측이 경영실패책임을 조합원들에게 전가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단 한명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회사가 정리해고를 강행할 경우 민주노총 등과 연대해 전면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13일 휴가자 등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태화강 둔치에서 ‘고용안정 쟁취 투쟁 출정식’을 가진데 이어 22일까지 김광식(金光植)위원장이 조합원 아파트단지를 돌며 고용안정투쟁에 가족들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기로 했다.
노조는 또 14일 청와대와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 앞으로 ‘현대자동차 고용불안에 대한 적극적인 지도와 대책을 바란다’는 내용의 서한을 우송했다.
〈울산〓정재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