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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방경제는…④]인천항 남동공단,물동량 점차 회복

입력 | 1998-04-15 19:45:00


먼지를 뒤집어 쓰며 수십일째 화물선을 기다리는 중고차 행렬, 트럭이 간간이 오갈 뿐 한산한 8차로, 긴 줄을 늘어뜨린 채 멈춰 있는 초대형 크레인….

13일 오후 인천항 제4부두.

“몇달 전만 해도 저 크레인이 모자라 외부에서 빌려와야 했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일거리가 없어 며칠째 그냥 놀고 있으니….”

항운노조의 한 40대 조합원이 하역장의 크레인들을 가리키며 기가 막힌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그 역시 이날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인천항은 어느 지역보다 ‘IMF 태풍’의 타격이 컸다. 물동량의 75%를 차지해온 수입항이다보니 수입화물 급감으로 인한 피해가 심했던 것이다. 상습적이던 체선(滯船) 체화(滯貨)현상은 옛 풍경이 돼버렸다. 그러나 인천항은 이제 서서히 ‘잃어버린 봄’을 되찾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하루평균 물동량이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월 40만t이던 것이 3월 50만t, 4월 중순 들어선 67만t 수준으로 올라왔다.

인천항 부두관리공사 진흥룡(陳興龍)소장은 “아직 IMF 직전의 80만t까지는 못되지만 서서히 정상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천 지역 전체적으로도 ‘조심스런 낙관’이 나오고 있다. 첫째, 작년말 이후 걷잡을 수 없던 부도사태가 한풀 꺾였다.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무너진 업체는 4백37개. 96년의 총 부도업체 수인 4백26개를 넘어서버렸다. 그러나 부도율은 2월을 기점으로 진정되기 시작, 3월에는 2월보다 15.3% 감소했다.

2천9백여 업체가 입주해 있는 남동공단도 마찬가지. 공단의 가동률은 작년 11월 77%선에서 지금은 66%대로 떨어진 수준. 그러나 부도업체가 1월 15개사, 2월 11개, 3월 9개사로 조금씩이나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공단측은 “무너질 곳은 다 무너지고 이제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는 것 같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 지역 업체들도 요즘 극심한 내수 부진을 수출로 돌파하려 안간힘이다. 패션양말업체인 인따르시아는 올 수출 실적을 작년 5백만달러의 두배인 1천만달러로 늘려잡았다. 1회용 라이터를 만드는 한양정공의 석윤기(石潤基)사장도 “이제 값싼 중국산의 공세에 충분히 맞설 수 있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인천〓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