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의 경보기기 전문업체인 동양전자. 이 회사에 IMF는 없다.
“18년간 한우물만 팠습니다. 이제 그 열매를 따고 있는 것 같아요.”
온통 기계 부속품들로 뒤덮인 자신의 사무실에서 김홍구(金鴻龜)사장은 환한 표정으로 “우리 회사에 IMF는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호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럴만도 하다. 일단 지난해 10월에 6개월분의 원자재를 미리 사둬 얻은 환차익이 상당하다. 또 환율 상승으로 세계시장에서 각축을 벌여 온 대만 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도 분명한 비교우위에 서게 됐다. 요즘은 외국 바이어들에게 10% 가량 깎아줄 만큼 여유가 넘친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내수가 10% 수준으로 격감했지만 그만큼 수출시장 공략으로 충분히 만회하고 있습니다.”
김사장의 호언은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세계 24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동양전자는 외국에서 ‘3개월마다 어김없이 신모델을 내놓는 회사’로 더 유명하다. 종업원 90명 규모의 회사에 6명의 기술팀이 끊임없이 기능과 디자인을 달리한 제품을 개발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천〓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