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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그레이엄 WP紙 명예회장,자서전부문 수상자로

입력 | 1998-04-16 06:41:00


미국 언론계의 ‘존경받는 여장부’인 캐서린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지 명예회장(80).

평소 “퓰리처상에 경영부문이 있다면 그 상을 타고 싶다”고 말해왔던 그가 14일 마침내 퓰리처상을 받았다. 경영부문이 아니라 전기 자서전부문 수상자로.

아직 신문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그레이엄명예회장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지 편집국에 모인 기자들 앞에서 “나이 80에 이런 꿈 같은 일이 벌어지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정말 동화 같은 일이지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수상작인 그레이엄의 자서전 ‘개인 이야기(Personal History)’는 거의 10년간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2백50명이 넘는 지인들을 인터뷰해 집필한 것으로 지난해 발간된 이후 32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한국에도 번역돼 소개됐다.

백만장자의 딸로 태어나 남편의 부정(不貞)과 정신이상에 번민하던 가정주부가 남편이 자살한 뒤 빚더미에 몰린 신문사를 떠맡은 63년 이후 연간 외형 5억달러가 넘는 오늘날의 워싱턴포스트로 키워낸 내막을 솔직담백하게 담은 6백25쪽의 이 자서전은 평론가와 독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레이엄은 “신문사 경영인으로서 30년을 보낸 인생을 글로 남기고 싶어 자서전을 썼다”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퓰리처상의 전기 자서전부문은 그동안 전기를 쓴 사람이 휩쓸어 자서전을 쓴 사람이 상을 받은 것은 불과 여섯차례.

포스트의 전설적인 시사만평가로 여러차례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아직도 만화를 그리고 있는 허블락(89)은 이날 나이는 들었지만 자신보다는 ‘어린’ 그레이엄명예회장의 볼에 입을 맞추면서 이렇게 농담을 던졌다.

“내가 말했잖아. 당신처럼 편집국 주위에서 오래 맴돌면 언젠가 글 쓰는 요령을 터득하게 될 거라고.”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