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다코타주 그랜드포크스시의 유일한 신문 그랜드포크스 헤럴드지. 발행부수가 3만7천에 불과한 소도시의 지방지가 미국 최고의 언론상인 퓰리처상(공익보도 부문)을 받았다.
14일 ‘홍수와 눈보라 화재의 여파속에서 지역사회를 한데 뭉치게 한 공로’로 이 신문사가 퓰리처상 수상자로 발표되는 순간 그랜드포크스시의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임시 편집국에서 신문을 만들던 직원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1년전 이맘 때 노스다코타주 일대에 내린 엄청난 폭우로 인구 5만명의 그랜드포크스시는 하루 아침에 깊이 1.2m의 물바다에 잠겼다. 1백18년 역사를 가진 그랜드포크스 헤럴드의 윤전기 컴퓨터 등 각종 장비도 물에 잠겼다. 나흘 뒤에는 도시 한복판에서 불이 나 신문사 건물이 잿더미로 변했다.
그러나 헤럴드지 사원들은 좌절하지 않고 인근 노스다코타 주립대의 빈 공간을 빌려 신문을 계속 만들었다. 넋을 잃은 시민들에게 피해 속보와 주정부의 대책, 이재민 소식 등을 알려야 했기 때문이다.
눈물겨운 작업 끝에 만들어진 신문은 5백㎞ 떨어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있는 같은 계열신문 파이오니어 프레스에서 인쇄돼 무료로 배포됐다. 시민들은 대책본부와 자신들을 이어주는 유일한 인쇄매체인 헤럴드지에서 뉴스와 함께 희망을 읽었다.
헤럴드의 제프 비치 뉴스부장은 “1년전의 경험은 상을 받지 않았더라도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며 “신문의 소중함을 사람들이 느낀 것이야말로 상보다 값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