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진단할 때 환자의 혀를 유심히 본다. 병리학적 검사없이 환자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 집에서도 누구나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자가건강진단법이기도 하다.
혀를 볼 때는 우선 색깔과 형태 움직임을 보고 그 다음에 혀에 끼는 이끼 모양의 물질인 설태의 색과 위치 등을 관찰한다. 주로 혀 끝은 심장과 폐, 중간은 비위와 담, 목구멍 쪽은 신장의 상태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백태가 끼면 허증이나 냉증이 의심된다. 대부분 초기여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황태는 장기(臟器)에 열이 있을 때 끼는데 병이 약간 위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약간 거무스름한 흑태는 저항력이 극도로 떨어졌을 때 나타난다.
혀끝이 홍적색을 띠면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혀 중앙에 누런 설태가 두껍게 앉았으면 위염이나 장염일 가능성이 크다. 혀 가장자리가 청자색이면 몸에 어혈이 있고 누런 설태가 두껍게 끼면 간염일 확률이 높다.
혀를 비스듬하게 내밀면 중풍이 나타날 수 있다. 혀를 빨리 내지 못하면 전신기능이 쇠약하다는 증거. 또 대장질환이 있거나 수분대사에 이상이 있으면 혀의 가장자리에 우툴두툴한 치흔이 생긴다.
설진은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할 때 가장 정확하다.
윤영석(춘원당한의원원장·한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