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는 ‘화요일밤의 조용한 혁명, 뉴스추적’이란 요란한 제목의 보도자료를 돌렸다. 같은 요일 시간대에 방영되는 MBC ‘PD수첩’보다 연6주째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라는 내용.
특히 지난달 31일과 이달 7일 방영 때는 각각 25.8%:8.0%, 24.7%:7.8%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14일에는 철거민들의 고된 삶을 다룬 비교적 무거운 소재로도 20.5%:13.6%의 우위를 보였다. 주간 시청률 10위권내 프로가 전무한 SBS로는 ‘잘하면…’하는 욕심이 들 만큼의 선전이다. 높은 시청률 덕에 ‘뉴스추적’팀은 5백만원의 격려금까지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제 30회가량 방영된 ‘뉴스추적’이 3백회 경륜의 ‘PD수첩’을 누르게 된 배경을 놓고 ‘기자들의 발로 뛰는 취재로 일궈낸 성과’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시의적절한 소재선택’ 등 설명이 분분하다.
하지만 ‘뉴스추적’의 급부상을 설명하는 이유로 선정적 소재의 선택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31일 방영된 ‘누군가 엿보고 있다’편에서는 첫장면부터 여관에서 남녀가 벌이는 낯뜨거운 정사장면을 공개하는 ‘파격’을 보였다. 은밀한 애정행각을 담은 비디오테이프 구입과정을 카메라가 집요하게 추적해 의도치 않게 ‘구입요령’을 알려주기도 했다. 7일 ‘상류층―그들만의 천국’편에서는 상류층의 다양한 사치행각을 방영시간의 절반이상 내보내 ‘볼거리’를 제공했다.
반면 ‘PD수첩’이 같은 시간대에 ‘총기사용 실태’ ‘사채시장이 날뛴다’ 등 비교적 묵직한 주제를 다뤘다는 점은 당시 ‘뉴스추적’의 압도적인 시청률이 곧장 ‘절대 우위’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PD수첩’을 의식해서 프로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제작진의 결의가 짧은 기간에 ‘뉴스추적’을 SBS의 간판시사프로로 키웠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시청률이라는 방송가의 절대기준이 자칫 프로를 선정성에 길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달 들어 SBS는 ‘강한 SBS, 지금이 바로 기회다’라는 도발적 문구를 사옥 곳곳에 붙였다. 일단 기세오른 ‘뉴스추적’. 호기(好機)를 어떻게 끌고갈지 주목된다.
〈이승헌기자〉